〈뉴요커〉 올해의 책, 〈글로브앤드메일〉 100대 도서 선정! (2024)
가장 단순한 도구에 쓴 가장 위대한 생각들
세상을 바꾼 노트에 대한 최초의 역사서
노트와 펜은 어디에나 있다. 그런데 이 필수적인 도구는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어떻게 우리의 삶을 혁신했을까? 그리고 쓰는 행위는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쓰는 인간』은 노트가 단순한 기록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하는 창의적 공간이자 사유의 동반자임을 증명하는 책이다. 이 방대한 역사서에서 롤런드 앨런은 노트가 어떻게 인간의 창의적 사고를 이끄는 가장 다재다능한 도구가 되었는지를 밝힌다. 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이작 뉴턴과 마리 퀴리, 제프리 초서에서 헨리 제임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인물의 노트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찰스 다윈이 작은 포켓 노트에 진화론을 정리하고, 애거사 크리스티가 낡은 연습장에 수많은 살인사건을 구상하고 기록했던 과정을 소개하며, 요리사, 왕, 선원, 어부, 음악가, 엔지니어, 정치인, 탐험가, 수학자 등 다양한 이들이 노트를 활용해 어떻게 현대 세계를 만들어왔는지를 보여준다. 중세의 왁스판과 장부, 르네상스 시기의 메모장, 예술가들의 스케치북, 과학자의 실험 노트, 현대의 불릿저널 그리고 전자 스프레드시트에 이르기까지 노트북의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생생한 사례와 이야기로 풀어내며 기록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다.
AI와 디지털 과부하의 시대에 이 겸손한 도구는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존재다. 저자는 불렛포인트가 ADHD를 완화하고 일기 쓰기가 PTSD 증상을 완화하며, 환자 일지가 혼수 상태에서 깨어난 이들의 트라우마를 덜어주는 방식 등을 제시한다. 디지털 기술이 일상화된 오늘날에도 손으로 글을 쓰는 행위는 집중력, 자기성찰,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삶을 더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든다. 종이 위에 펜을 움직이는 일상적 행위가 때때로 깊은 영향을 미친다.
롤런드 앨런은 역사와 문화를 통해 노트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며, 창의적으로 생각하고자 하는 사람들, 글을 쓰는 사람들, 삶을 성찰하고 기록하려는 이들에게 ‘쓴다’라는 행위의 가치를 생생한 역사적 사실을 통해 확인시킨다. 쓴다는 행위는 세상과의 소통이자 삶의 역사를 스스로 남기는 것이다. 종이에 쓰는 행위는 우리의 사고방식과 감정을 바꾸고, 우리를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이며, 어쩌면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작가이자 출판인, 종이 문화사 전문가. 오랫동안 출판 업계에서 일해왔으며 영국 브라이튼에 살고 있다. 종이로 사유해온 인류의 역사를 다룬 『쓰는 인간』이 첫 저서다. 출간 직후 〈뉴요커〉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글로브앤드메일〉의 ‘글로브 100대 도서’ 목록에도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서강대학교에서 사학과 정치외교학을,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국제관계/안보를 공부했다. 한때 신문사에 몸담았고, 지금은 좋은 책들을 찾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세상에 도전한 위대한 여성들』, 『용서의 정원』, 『원숭이 신의 잃어버린 도시』, 『숲속의 은둔자』, 『사물의 약속』 등이 있다.